10월 23일 오전 7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집결하여 출국 수속을 밟기 전 안내 사항을 전달받고 있다. ⓒ 민경혁 기자
경기도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청소년을 대상으로 ‘응답하라 1919, 경기도 중학생 역사원정대’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기자는 지난 10월 23일부터 3박 4일간 러시아 원정대 화성시 팀과 함께 역사원정을 떠났다.
블라디보스토크로 출발 전 의지를 다지며 단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민경혁 기자
블라디보스토크 공항 도착 후 첫 번째 일정은 우수리스크의 ‘고려인 민족학교’이다. 우수리스크는 고려인들이 많이 거주한다. 고려인은 1860년대 연해주로 농경지를 찾아 나선 함경도 농민들을 이르는 말이다. 고려인 민족학교는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던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들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학교로, 총 160명의 학생이 소속되어 있다. 최근엔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더 많은 사람이 고려인 민족학교로 찾아오고 있다.
민족학교 학생들은 전통 북 공연을 시작으로 노래, 춤 등 다양한 무대를 선보였다. ⓒ 민경혁 기자
역사원정대는 민족학교 학생들의 독립문화공연을 관람했다. 북 공연부터 연극, 노래, 부채춤 등을 통해 한국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또 영상을 통해 그 당시 고려인들의 강제이주, 애국지사들의 처참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고려인 민족학교는 우수리스크에서 한국의 문화를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민경혁 기자
고려인들은 조선족과 다르게 조선에 자본을 두고 연해주로 건너갔기 때문에 부유한 사람이 있었고, 연해주에 가서도 토지를 가질 수 있었다. 그들은 한민족의 특별한 생존력으로 연해주에서 농장을 일구고 살았는데 그 규모가 매우 컸다. 하지만 러일전쟁 이후 일본의 첩자를 두려워한 스탈린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모든 고려인들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이주했다. 한국어가 금지되어, 다음 세대는 한국어를 잘 사용하지 않게 되기도 했다.
청소년 학생교류 시간에 조별로 나뉘어 활동을 진행했다. ⓒ 민경혁 기자
청소년 학생교류 시간 중 윷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 ⓒ 민경혁 기자
독립문화공연 관람이 끝난 후 바로 ‘청소년 학생교류’가 진행됐다. 원정대는 고려인들과 함께 약 1시간 동안 소통했다. 이곳 민족학교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다가 민족학교에서 따로 공연 연습, 언어 등 민족성과 문화를 계승하기 위한 수업을 받는다고 한다. 다양한 연령대의 고려인들이 학생들과 함께 어울려 이야기를 나눴고, K-POP, 한국 음식 등의 공통 관심사를 공유하고 윷놀이를 하며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사전 만남에서 준비한 질문들을 통해 고려인들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첫날의 일정이 끝난 후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 민경혁 기자
2조 학생들이 한 방에 모여 첫날의 활동일지를 작성하고 있다. ⓒ 민경혁 기자
모든 일정이 끝나고 학생들은 각자의 방에서 활동일지를 작성했다. 고려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느낀 점을 활동일지에 정리하는 시간에는 학생들의 역사에 대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김병수 학생은 “오늘 체험 중 독립문화공연, 그중에서도 북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는 말과 함께, “이번 기회를 통해 연해주에 존재하는 우리 문화를 더 잘 알게 되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첫날의 소감을 전했다.
탐방 첫날, 학생교류를 통해 역사원정대는 연해주로 이주한 고려인들의 역사와 아픔을 알게 되었고 문화를 체험함으로써 러시아에 첫발을 내디디며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