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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곡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 「마지막주 수요일, 문학이 있는 날 」(2019년 1월)
작성자 강하영 작성일 2019-01-29
담당부서 상동도서관 전화번호

1월 마지막주 수요일 문학이 있는 날 심곡도서관 상주작가인 김경식 작가가 쓴 시

 『도시의 관습』 입니다

 

도시의 관습

 

                                                                                     김경식(시인)

 

손가락 끝에는 밝고 예리한 눈이 있어 단 한 번의 악수로도

그의 생애를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다. 걸어온 길 어느 모퉁이에서 향기로운 꽃이 피었다가 열매도 없이 시들었는지 가시 긁힌 자국이 덧나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로 남았는지 그 가슴에 얼마나 많은 슬픔이 그렁그렁 맺혀 있는지 짧은 순간, 나는 그를 읽고 그는 나를 읽는다

 

눈이 내리지 않는 도시의 공기는 건조해서 겨울이면

꼭 한 차례씩 손등이 텄다. 두껍게 화장을 하고 장갑을 끼는 것은 순전히 이 도시의 버릇이지만 지나는 바람에게조차도 자신의 이력履歷을 들키고 싶지 않은 까닭이기도 했다.

 

검은 장갑을 낀 채로 그가 손을 내밀었다. 체온이 잡히지 않는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어린것들의 가난한 입과 오랜 두통은 보이지 않는다. 번쩍거리는 입술로 무어라고 자꾸 중얼거리는데 도대체 그의 내력을 읽을 수가 없으니 불 꺼진 거리에서 쓸쓸히 바람을 맞고 섰을 뿐이다

 

<작가의 한마디>

 

 

수천 년 동안 우리 민족은 살림살이 비록 가난했지만 수제비 한 그릇, 김치 전煎 한 쪽을 서로 나누어 먹으면서 이웃과 더불어 살아왔다. ‘나’와 ‘너’가 아닌 ‘우리’였다. 그러나 지난 반세기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그런 정겨운 이웃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콘크리트 숲 속에 스스로 갇혀서 자기를 감추고 또 그런 만큼 이웃에 무관심하다. 과거와의 단절이다. 이제 어제의 ‘우리’는 없다.

현대 도시인은 앞으로 나아가기 바빠서 옆을 보고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다. 도무지 이웃의 사정을 살펴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런 세상이니 추운 겨울 날 장갑을 낀 채 악수를 나누는 것도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게 되었다.

따뜻하게 두 손 잡고 부모님은 여전하신지, 아이들은 잘 크고 있는지, 개인사를 나누어 가져야 도타운 인정이 쌓일 텐데 웬만큼 친인척이 아니고서는 그 사람의 사정을 묻거나 내 이야기를 털어놓는 법이 없다. 어쩌다 마주쳤으니 어쩔 수 없어 “안녕하셨습니까?” 형식적인 인사를 하고, “다음에 또 봅시다.” 뿔뿔이 헤어지면 그뿐인 쓸쓸한 도시 풍경이다.

우리 삶의 터전인 부천은 문화특별시, 유네스코 지정 문학창의도시, 영화의 도시, 축제의 도시로 널리 알려져서 시민들의 자긍심이 높고 다른 지역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어떤 찬란한 수식어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 인정이 꽃피는 도시, 부천”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는 마음의 벽을 허물고 이웃에게 다가가려는 85만 시민 개개인의 노력도 있어야겠지만, 심곡천을 복원하여 시민들에게 물길을 다시 찾아준 것처럼 도시의 외형적 성장보다 삶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시정(市政)의 방향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부천시청이(가) 창작한 심곡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 「마지막주 수요일, 문학이 있는 날 」(2019년 1월)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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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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