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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승격을 위해 노련한 경기 운영과 지공 시의 공격 전술을 가다듬어야

  • 작성자부천FC
  • 등록일2016-04-15
  • 조회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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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즈 기자단] 유현태 = 4월 13일 헤르메스캐슬(부천종합운동장)에서 K리그 챌린지 4라운드 부천FC1995(이하 부천)와 FC안양(이하 안양)의 경기가 열렸다. 새벽에 내린 비로 미세 먼지가 가신 듯 화창하게 갠 하늘이 부천의 축구팬들을 맞았다. 축구 경기를 보기에도 좋은 날이었다. 1,000여 명의 팬들에게 달달한 홈 승리를 안겨주려 했던 부천의 꿈은 아쉽게 오르시니의 발끝에서 터진 동점골에 멀리 날아가고 양 팀은 1:1 무승부를 거뒀다.

 

 

부천과 안양 두 팀 모두 선발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다. 눈에 띌만한 점은 양 팀의 미드필더 구성이었다. 부천의 선발라인업에서 송원재가 빠지고 조범석이 선발로 나섰다. 송원재는 지난 2, 3라운드에서 문기한 혹은 김영남과 짝을 이루며 4-2-3-1 중 2의 위치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송원재 대신 조범석이 출전하여 김영남과 문기한이 짝을 이루면서 부천은 4-3-3의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서게 되었다. 안양 역시 경미한 부상을 입은 정재용 대신 최영훈이 출전했으나 부여 받은 역할은 거의 같았다.

 

전반전은 양 팀의 탐색전과 함께 팽팽한 경기 양상을 보였다. 패스를 중심으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이어졌다. 안양이 오르시니 쪽에서 몇 차례 돌파를 성공하면서 부천의 골문을 위협하는 듯 했지만, 중앙에서 결정적인 슈팅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부천 역시 전반 16분 경 루키안의 위협적인 슈팅을 제외하곤 큰 찬스를 잡지 못했다. 기록으로 보면 지루했다고 평가하기 쉬운 전반이었지만, 전술적으론 굉장히 의미가 큰 전반이었다.

 

 

안양은 미드필더들의 재간이 좋고 침투 움직임이 활발한 팀이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부천의 송선호 감독은 수비수와 미드필더 사이에 조범석을 배치했다. 조범석은 수비-미드필더 사이의 ‘2선 공간’을 지우는 역할을 담당했다. 안양이 공을 잘 점유하긴 했지만 위험 지역으로는 공을 투입하지 못하고 외곽으로 공을 돌리도록 만들었다. 공격적으로도 조범석은 최근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알려지게 된 ‘라 볼피아나’의 역할을 잘 수행해주었다. 라 볼피아나를 간단히 정의하자면 빌드업 시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중앙 수비수와 같은 위치 혹은 더 깊은 위치까지 물러서서 빌드업을 돕는 것을 의미한다. 조범석은 때때로 강지용과 한희훈 사이까지 내려와서 부천의 빌드업을 주도했다. 부천은 점유율 자체에선 밀렸지만 공격 전개 시 비교적 안정된 빌드업을 선보이며 공격 작업을 했다. 조범석을 투입한 송선호 감독의 전략은 공수 양면에서 주효했다. 다만 미드필더의 문기한과 김영남으로의 볼 투입보다도 긴 연결이 많이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전에는 부천이 유리한 흐름으로 경기를 끌고 갔다. 무엇보다 후반 시작 5분여 만에 바그닝요가 쇄도하며 동료가 떨어뜨려준 공을 잡아 안양의 골대 정면에서 완벽한 찬스를 잡았다. 당황한 안양의 중앙수비수 안세희는 바그닝요에게 뒤에서 반칙을 가했고 경고와 함께 페널티킥이 선언되었다. 게다가 반칙을 범한 안세희는 전반에도 루키안에게 거친 파울을 해서 경고가 이미 한 장 있었다. 페널티킥과 함께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은 안양 입장에서 치명타였다. 키커로 나선 루키안은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기분 좋은 선제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천 팬들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부천은 수적 우세에 고무된 듯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드필더에서 전진 패스가 끊기면서 안양의 역습 상황을 맞아야 했다. 공수 간격이 벌어진 상태에서 공을 빼앗긴 것이 더욱 치명적이었다. 빠른 주력을 자랑하는 오르시니가 간격이 완전히 벌어진 부천의 수비진을 향해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부천의 수비진은 뒤로 물러서면서 드리블을 막아보려 했으나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때린 오르시니의 슛은 골대를 맞고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부천의 득점이 있은 지 불과 2분 정도 만에 벌어진 일이다.

 

남은 경기는 부천에게 답답한 양상으로 흘렀다. 부천은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안양이 미드필더와 수비로 두 줄을 세우고 수비를 굳히면서 부천의 공격은 어려움을 겪었다. 차라리 정상적인 경기 상태였다면 조금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겠지만, 안양이 아예 수비에만 집중하다보니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웠다. 부천의 공격 방식은 측면에서의 단순한 크로스에 의존하게 되었고, 여의치 않을 경우 공을 뒤로 돌리고 말았다. 오히려 주력이 빠른 오르시니를 통한 역습이 위협적이었다. 결국 부천이 공격 활로를 열지 못한 채 경기는 1:1로 마무리되었고 부천의 선수들과 팬들은 아쉬움을 삼키며 경기장을 떠나야했다.

 

이번 경기에서 부천은 유리했던 경기를 놓치면서 승점 2점을 잃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교훈을 얻기도 있다. 현재 부천의 전력을 고려해봤을 때 K리그 챌린지 팀들은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결국 이겨야 할 경기에선 확실히 승점을 따내야 승격이란 꿈을 이룰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부천의 조금 더 성숙하고 노련한 운영이 필요하다. 경기 초반이나 막판의 실점, 득점 이후 곧 내주는 실점 등은 아직 부천의 경기 운영이 미숙함을 보여준다. 이번 경기에서도 득점과 함께 수적 우위에 서자, 너무 쉽게 공격적으로 전진하다가 공을 끊기면서 실점으로 이어졌다. 공격으로 마냥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공을 천천히 돌리면서 안양을 끌어낸 후 역습의 형태를 취하는 것이 더 나은 경기 운영이 되었을 것이다.

 

또 안양과의 무승부를 통해 중앙 공격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이번 경기에서 역시 안양의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으로 공이 거의 투입되지 않으면서 공격이 답답해졌다. 단순한 크로스 방식으론 수적 우세를 살릴 수가 없다. 부천은 앞으로도 선제골을 넣은 후 수비를 단단하게 잠그는 상대를 만날 수 있다. 이들을 상대로 승점을 따기 위해선 보다 다양한 공격 패턴으로 상대를 흔들어야 한다. 그리고 중앙에서 2:1패스, 3자 연결 등 템포를 빠르게 한 공격 방식 역시 반드시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지공 상황에서 측면 공격만으론 한계가 뚜렷하다.

 

무승부라는 결과가 딱 잘라 나쁘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따라잡힌 바람에 뒷맛이 영 씁쓸한 것이 문제다. 하지만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는 법이다. 중요한 것은 승패와 관련 없이 승부에서 무엇을 얻어갈 수 있는가이다. 부천은 노련한 경기 운영과 공격 전술의 다양화라는 과제를 발견했다. 이를 보완하면 충분히 승격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부천에게 남은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팀이 제 궤도에 오르는데 시간이 지체될수록 승격싸움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대전을 상대로 한 5라운드에서 부천은 홈 첫 승을 신고하며 승격 싸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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