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fc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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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대구와 아쉬운 무승부에도 승격의 희망을 본 부천FC1995

  • 작성자부천FC
  • 등록일2016-04-29
  • 조회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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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즈 기자단] 유현태 =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6라운드에서 대구FC(이하 대구)를 홈으로 불러들인 부천FC1995(이하 부천)가 치열한 경기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부천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3위로 뛰어오를 수도 있었기에 아쉬움이 더했다. 하지만 올 시즌 유력한 승격 후보로 꼽히는 대구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승격 후보로서의 자격을 인정한 경기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대구 전과 같은 경기력을 시즌 내내 유지할 수 있다면 부천은 팀의 공언대로 승격의 주인공이 될지도 모르겠다.

부천은 대구를 상대로 경기 시작과 함께 ‘전방 압박’을 펼쳤다. 대구 입장에선 강하게 압박하는 부천을 상대로 다소 당황한 모습이었다. 부천이 경기 내내 전반 초반과 같은 압박을 보여줄 순 없었지만, 수비적으로만 나서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주었다. 부천은 문기한을 기점으로 하여 루키안-바그닝요의 부분 전술을 통해 여러 차례 찬스를 잡았고 초반 분위기를 장악했다. 루키안은 9분 중거리슛, 12분 헤더슛을 시도하면서 지난 라운드에 이어 여전히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전체적으로 부천의 수비수들은 대구의 강점인 외국인 3인방에 대한 수비를 상당히 잘 준비해온 모습이었다. 한희훈과 강지용은 대구의 에델, 파울로, 세징야, 세 명의 브라질 공격수들이 공을 잡기 전에 자리싸움을 적극적으로 펼쳐 편하게 공을 받지 못하도록 견제했다. 단번에 볼을 빼앗기보다는 공을 편하게 받지 못하도록 견제하고, 동료 선수들이 볼을 빼앗을 수 있도록 수비했다. 송원재-김영남 미드필더 라인도 경합에서 흘러나오는 세컨드볼 다툼과 수비 보호를 위해 헌신적으로 뛰었다. 주공격 루트가 봉쇄당하면서 대구의 경우 전반 20분에야 첫 슈팅이 나올 정도로 초반 분위기를 잃고 말았다.

 

공격적으로도 부천은 경기를 잘 준비해왔다. 대구의 경우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이를 빠른 역습으로 전개하는 데에 장점이 있는 팀이다. 부천이 이에 고전할 수도 있으리라 예상했지만, 송원재가 강지용, 한희훈 두 명의 센터백 사이로 깊이 내려와 빌드업에 참여하면서 여유 있게 빌드업을 할 수 있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몇 번 공을 잃고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볼을 잘 점유했다. 덕분에 부천은 안정적인 볼 점유를 통해 대구를 공략할 수 있었다.

 

전반 20분이 지나면서 점점 대구가 주도권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부천 역시 무리하게 대구를 전방부터 압박하기보다는 조금 물러서서 정상적인 형태로 경기를 운영했다. 대구는 전반 29분 김영남의 공을 탈취한 후 파울로가 우측면에서 강하게 땅볼로 깔아주며 찬스를 맞았지만, 크로스가 선수 모두를 지나치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또한 전반 37분에도 부천의 수비수들이 문전에서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틈을 타, 세징야가 강력한 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대구는 역시 전방에서 부천의 공을 빼앗았을 때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었지만 결국 골은 터뜨리지 못했다.

부천은 빠른 공격을 통해 몇 차례 찬스를 만들었다. 그 중심에는 이번 경기 공식 Man Of the Match(MOM)으로 선정된 루키안이 있었다. 대구의 건장한 3백, 황재원, 박태홍, 김동진을 상대로 번번이 등을 지고 공을 지켜내면서, 바그닝요, 진창수를 비롯한 동료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할 시간을 잘 벌어주었다. 부천의 공격 시 연결 고리 역할을 담당한 문기한은 역습 시에 넓은 측면 지역으로 빠르게 정확한 킥을 배달하면서 제 몫을 다해 줬다. 바그닝요와 진창수가 측면을 여러 차례 돌파하면서 크로스를 올렸지만 대구의 수비들에게 번번이 차단된 것이 아쉬웠다. 지난 라운드까지 재미를 봤던 코너킥과 프리킥 세트피스에서도 장신을 앞세운 대구의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후반전 역시 매우 치열한 양상으로 연결되었다. 대구는 측면 공격을 통해 부천의 견고한 수비에 흠집을 내려했고, 부천은 단단하게 수비를 굳힌 후 대구의 약점을 공략하려고 했다. 하지만 양 팀 모두 수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특히 지난 시즌 대구의 도움왕에서, 부천의 부주장이 된 문기한의 움직임이 활기찼다. 골이나 어시스트 같은 결과를 뽑아내진 못했지만,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을 활발하게 했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현 소속팀인 부천의 팬, 또 그를 여전히 응원하는 대구 팬을 위해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했다.

 

부천의 수비는 이번 경기 90분 내내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부천은 수비를 통해 대구가 하고자하는 축구를 잘 견제했고, 이를 토대로 역습에서도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반면 대구는 브라질 외국인 선수들이 봉쇄되면서 본인들이 하고 싶은 공격 축구가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대구의 에델, 파울로는 경기 중에 팔꿈치를 휘두르는 등 조금 거친 플레이를 보였는데,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세징야 역시 부천의 견고한 수비 조직을 공략하지 못하자 평소와 달리 후방까지 내려와서 경기를 풀어보려고 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조광래 대구FC 사장마저 답답함을 표현할 정도였다. 부천은 준비한 계획대로 경기를 풀면서 대구에 비해 훨씬 정신적으로 편안한 경기를 치렀다.

 

양 팀의 힘싸움은 쉽게 결론이 나지 않다가, 점차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경기 후반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부천의 경우 대구의 공격 예봉을 막기 위해 많은 양을 뛴 상태라 체력이 크게 떨어졌고, 대구 역시 승점 3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더 큰 역습의 위험성도 떠안아야 했다. 먼저 결정적 찬스는 대구에게 찾아왔다. 후반 31분 대구의 우측 수비수인 박세진이 수비의 마크가 없는 상태에서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것이 그대로 파울로의 헤더로 연결되면서 골대로 공이 빨려드나 했지만, 부천의 수호신 류원우가 공을 골라인 바로 앞에서 막아냈다. 대구는 후반 39분 에델 대신 최정한, 후반 42분 세징야 대신 데이비드를 투입했지만 끝내 부천의 수비를 뚫진 못했다.

부천은 후반 30분 경 체력이 떨어진 문기한을 대신해 김륜도가 투입되었다. 경기 후 송선호 감독은 문기한의 투입은 체력 저하로 인한 경련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륜도는 경기에 투입되어 제 몫을 해주었다. 전방에서의 수비도 좋았고 역습 상황의 공격 가담과 공중볼 경합으로 경기 막판 부천의 역습에서 톡톡히 제 몫을 했다.

 

부천은 경기가 끝나갈 무렵 연이어 세 번의 찬스를 잡았다. 김륜도가 헤더로 따낸 공을 바그닝요가 잡아 드리블하면서 진창수에게 연결했고 박스 안에서 진창수가 넘어지며 슛을 때렸으나 대구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에 잡혔다. 추가 시간에도 부천의 역습은 매섭게 진행되었다. 루키안을 거쳐 진창수에게로 두 번의 결정적인 찬스가 왔으나 끝내 슛을 시도하지 않는 소극적인 모습으로 찬스가 모두 무산되고 말았다. 특히 마지막 찬스에서 슛을 시도하지 않고 접는 선택을 한 진창수에게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0:0 경기는 지루하다는 인상을 준다. 언론에서조차 축구의 꽃은 ‘골’이라며 다득점 경기가 재미있는 경기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야구에서 투수전 끝에 1:0으로 끝난 경기가 졸전이 아니듯, 축구에서도 치열한 0:0 경기가 존재할 수 있다. 바로 이번 경기가 그런 경기였다. 많은 양을 뛰면서 상대의 공격 예봉을 꺾고 기회가 될 때마다 빠른 공격을 통해 대구를 공략한 부천. 본인들의 뜻대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음에도, 승리를 위해 위험부담을 안고 더욱 공격적으로 나선 대구. 양 팀 모두 경기를 이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경기 후엔 양 팀 간의 경기에서 누구보다 많은 감정을 느꼈을 문기한이 대구의 코칭스태프와 따뜻한 인사를 나눴다. 문기한이 라커룸으로 들어가기 전 종아리에 얼음주머니를 댄 채 대구에서부터 원정 온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또 이에 화답하는 대구의 팬들의 모습 역시 중계 카메라에는 잡히지 않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경기 자체는 경고를 양 팀 도합 5장 받았고 서로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은 치열한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박진감 넘치는 축구, 그리고 따뜻한 스토리는 먼 나라 잉글랜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K리그에서, 그리고 가까이는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부천과 대구, 모두에게 아쉬운 결과였으리라 생각한다. 각각이 승점 1점을 가져 갔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직접 호흡하며 지켜본 입장에서 평가하자면 양 팀 모두에게 승점 3점을 줘도 아깝지 않은 경기였다. 경기장에서 지켜본 이에겐 양 팀의 열정이 느껴졌다. 경기 후엔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그런 감동이 중계 카메라를 넘어 전달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K리그의 경기장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 의심하는 팬들이여, 일단 와 보라! 다음 부천의 홈경기는 5월 5일 어린이날 오후 2시 리그 선두 안산무궁화를 상대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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