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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혼연일체’의 부천FC1995, 위협적인 공격력 갖춘 수비적 전술로 7경기 연속 무패 행진

  • 작성자부천FC
  • 등록일2016-05-18
  • 조회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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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즈 기자단] 유현태 = 현대오일뱅크 K리그챌린지 10라운드에서 리그 선두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부천FC1995(이하 부천)와 강원FC(이하 강원)이 맞붙었다. 수비와 역습에 초점을 맞춘 부천과 점유와 공격에 초점을 맞춘 강원의 대결은 부천의 3:1 승리로 끝났다. 부천의 경우 점유율에서 크게 밀렸지만 역습마다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며 3골이나 뽑아냈다. 반면 강원은 공을 돌리며 공격 기회를 노렸지만, 부천 수비에 밀려 위협적인 기회를 잡지 못했다. 부천은 이번 승리로 리그 7경기 무패(4승 3무)를 기록하며 승격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1. 위협적인 공격력을 갖춘 수비적 전술

 

이번 시즌 부천은 크게 두 가지 경기 전략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 전력이 상대적으로 약해 수비에 방점을 찍은 팀을 상대로는 송원재-김영남을 미드필드 후방에 배치해서 패스를 통한 경기를 한다. 반대로 전력이 비교적 강하고 패스 위주의 공격 축구를 펼치는 팀을 상대로는 수비에 중점을 두고 역습을 통해 승리를 따낸다. 수비적 전술을 펼칠 땐 조범석이 미드필더로 출전하기도 한다.

강원은 K리그 챌린지에서 패스 축구를 펼치는 대표적인 팀이다. 패스 플레이의 수준은 상당하다. 빠르고 간결한 터치로 수비를 무너뜨리고 공격수의 침투를 통해 마무리한다. 부천은 당연히 강원의 패스 축구에 대항하기 위해 조범석의 수비형 미드필더 기용과 함께 수비적 전술로 나섰다. ‘수비 축구’를 선보인 것이다. 하지만 부천의 축구를 수비 축구라고만 표현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부천의 ‘수비 축구’가 매우 위협적인 공격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부천이 지난 9라운드 리그 10위 고양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부천은 수비적일 때 더욱 공격력을 뽐내는 ‘역설적’인 팀이다. 부천이 수비에 집중할 땐 거의 모든 선수가 하프 라인 아래로 내려오지만, 역습 상황에는 측면수비수들까지 전진하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부천은 경기 시작 9분 만에 역습 상황에서 골을 만들었다. 부천이 펼친 첫 번째 공격이 골로 연결되었다. 왼쪽에서 문기한이 크로스를 올렸으나 선수들을 넘어 오른쪽 측면까지 흘렀다. 이를 공격 가담하던 우측수비수 이학민이 잡아서 김영남에게 내줬다. 김영남은 지체 없이 크로스를 연결했고 이를 루키안이 수비를 등을 지며 간수해서 배후의 문기한에게 내줬다. 문기한은 오른발 땅볼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강원 최윤겸 감독은 “첫 실점을 너무 일찍해서 하고자 했던 경기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기한의 골은 부천이 경기를 뜻대로 이끌고 가게 한 원동력이었다.

 

전반전은 계속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강원이 패스를 돌리며 부천의 골문을 노려보지만, 부천은 수비 조직을 유지한 채 강원을 맞상대했다. 강원은 몇 차례 박스 안에서 찬스를 잡았지만, 부천 수비의 견제와 집중력 부족으로 번번이 골대를 넘겼다. 반면 부천은 역습 상황에서 날카로움을 보여주었다. 전반 40분 또다시 역습 상황에서 조범석의 크로스를 받아 바그닝요가 머리로 골을 터뜨렸다. 빗맞은 헤더였지만 강원 송유걸 골키퍼의 처리가 미숙했다. 부천은 제한적인 역습 기회를 살려 골을 터뜨렸고 경기를 지배했다.

 

득점 직후 부천의 전진 패스가 끊기면서 실점한 것은 전반의 옥에 티였다. 전진하면서 부천의 무게 중심이 전방으로 쏠려 있었고, 수비 라인도 정돈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후 공간을 허용한 것이 문제였다. 강원은 빠르게 수비 배후 공간에 공을 투입했고 마테우스가 이를 잡아 골키퍼까지 제치며 골을 성공시켰다. 이 득점은 강원의 영패를 막는 득점이자, 사실 상 강원이 잡은 마지막 찬스였다.

 

득점 직후의 실점은 팀의 사기를 꺾는다. 비록 이번 강원 전에선 2골 차 리드를 잡고 있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부천으로선 앞으로 득점에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이끄는 것이 필요하다.

 

2. 미세한 전술적 변화로 강원 공격을 ‘밀봉’한 후반전

 

2:1로 뒤진 채 후반전을 맞은 강원은 시작과 함께 심영성, 최진호 두 선수를 투입하면서, 경기의 반전을 꾀했다. 이 두 선수는 리그에서 득점왕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이지만, 모두 선발 출전보다는 후반 교체 출전으로 골을 만드는 선수들이다. 수비적 경기를 치르는 부천에겐 위협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부천은 수비 전술의 미묘한 변화로 강원 공격을 완전히 봉쇄해버렸다. 당연히 강원이 자랑하는 리그 정상급 공격수들도 변변한 공격을 하지 못했다.

최종 수비가 전반전에 비해 약 5m 전진했다. 이 선택이 강원의 공격을 완전히 틀어막았다. 전반 30분 수비수들이 서로 미루다가 고민성에게 내준 슛, 37분 장혁진이 크로스를 가슴으로 받아 연결한 슛 모두 박스 안으로 공이 투입되면서 벌어졌던 위기 상황이었다. 송선호 감독은 박스 안으로 공이 투입되는 상황 자체를 막기 위해 선수들을 약간이지만 전진시켰다. 강원의 공격수들은 최종 수비 라인에 딸려 페널티박스 바깥까지 끌려 나왔다. 이 전진은 상당히 과감한 선택이라 평가할 수 있다. 최종 라인을 올려 골대와 먼 곳으로 공격수들을 밀어내는 장점은 있지만, 조금 더 많은 배후 공간을 강원에게 허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천은 미드필더의 압박 강도를 매우 강하게 유지하면서, 강원이 타이밍 맞는 침투 움직임과 패스를 연결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골대와 멀어진 공격수들은 슈팅을 시도하기 보다는 무리한 돌파를 시도하거나 측면으로 패스를 내주는 일밖에 할 수 없었다. 강원의 크로스는 번번이 강지용-한희훈 두 중앙수비수에게 걸렸다. 후반전 강원이 추격골을 위해 공세를 강화했을 때, “버텨!”라는 부천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의 목소리가 헤르메스캐슬을 울렸다. 이 ‘버티라’는 말의 의미는 수비 라인을 무르지 말고 앞에서 막을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부천은 후반 16분 김영남을 대신해 문기한을, 이어 후반 20분엔 문기한을 대신해 진창수를 투입했다. 특별한 전술적 의미보다는 체력이 떨어진 선수들을 대체하여 팀 전체의 수비력과 기동력을 유지하려는 선택이었다.

 

이 선택은 루키안의 쐐기골로 이어지면서 부천의 승리를 확정짓게 되었다. 후반 33분 경 루키안이 상대 수비를 등지며 공을 지켰고 조범석이 우측의 바그닝요에게 연결했다. 바그닝요가 드리블로 상대 한 명을 제친 후 왼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았다. 하지만 골대 앞에는 루키안이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었고 머리로 밀어 넣었다. 송유걸 골키퍼가 이를 쳐낸 듯 했지만, 부심의 기는 이미 공이 골라인을 넘어갔음을 알렸다.

 

최윤겸 감독은 세 번째 골이 터지면서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부천 쪽으로 넘어갔고 경기를 부상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가 되었다고 평했다. 비록 점유율은 높게 가져가지 않지만, 필요할 때마다 골로 연결해서 상대 숨통을 끊어 놓는 부천의 역습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역습에 대해 부천 송선호 감독은 ‘강원 전을 앞두고 준비를 많이 했다. 패스 위주 경기보다 배후 공간을 노리려고 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했다. 제한된 역습 상황에서 골을 만든 것에는 ‘선수들이 생각하고 있는 바에 집중한 결과’라며 선수들의 열정과 집중력을 칭찬했다. ‘수비 지향적이지만 공격 시에는 높은 집중력으로 제한된 기회를 살리는 것’이 이번 시즌의 부천의 축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혼연일체’, 부천FC1995의 조직력

 

송선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혼연일체’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혼연일체(渾然一體)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들의 행동(行動)·의지(意志) 따위가 조금도 차이(差異)가 없이 한 덩어리가 됨’이다. 송선호 감독은 부천의 선수들이 하나의 팀이 되었음을 표현한 것이다. 최윤겸 감독 역시 ‘부천은 조직력이 상당히 강한 팀이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 더 촘촘하고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 부천의 조직력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음을 외부에서도 인정한 것이다.

강원 전에서 이번 시즌 첫 풀타임을 소화한 부천의 공격수 김륜도는 지난 시즌과 달리 측면에 많이 배치되고 수비적 역할을 부여받는 것에 대해 묻자 ‘일단 팀을 위해 뛸 수 있어서 좋다. 무엇보다도 팀이 우선이다.’고 했다. 최근 주전으로 나서고 있지 못함에도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자세가 바로 지금 부천의 팀 분위기인 듯하다. 부천은 하나로 단단히 뭉친 팀이다.

 

이러한 조직력은 부천의 경기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좌측 날개인 진창수는 시즌 초반 부천의 축구가 많이 뛰고 수비적인 역할을 많이 강조해서 팀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다고 했다. 루키안과 바그닝요 같은 외국인 선수들 역시 수비 가담이 무척 활발하다. 공격부터 수비까지 모든 선수들이 많이 뛰고, 수비는 물론 역습 시에도 모든 선수들이 다함께 뛰며 공격을 연결한다. 부천의 경기는 정말 부천이 ‘혼연일체’된 팀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송선호 감독이 있다. 송선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마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덕이라는 말로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곤 한다. 하나의 팀이 된 부천은 이제 K리그 챌린지의 확실한 강자로 자리매김 했다.

 

 

 

불과 7,8년 전에는 ‘점유’가 세계 축구의 화두였다. FC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이 티키타카로 세계를 호령하던 시절이다. 하지만 더 이상 점유율은 축구의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다. 이번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아틀레티코마드리드나 프리미어리그 정상에 오른 돌풍의 팀 레스터시티는 모두 튼튼한 수비와 함께 노도와 같은 역습으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점유는 공격의 ‘양적 측면’을 보장하지만, ‘질적 측면’은 보장하지 않는다. 계속 공격하는 것처럼 보여도, 위협적인 찬스는 막상 많지 않다는 뜻이다.

 

부천의 축구는 아틀레티코마드리드, 레스터시티의 전술과 닮아 있다. 수비적이지만 역습은 빠르고 치명적이다. 제한된 기회에서 충분한 골을 뽑고 있다. 부천이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을 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부천보다 위에 있는 안산, 대구, 강원을 상대로 부천은 2승 1무를 거뒀다. 3라운드에서 5위 서울이랜드에게 당한 패배는 경기력이 충분히 올라오기 이전이었다. 부천의 조직력을 기반으로 한 팀 컬러는 K리그 챌린지에서 가장 특색이 강하며 위협적이다.

 

부천의 우승도 꿈은 아니지만 부천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점은 리그 중하위권 팀들을 상대할 때 승점을 쌓는 것이다. 지난 9라운드 고양 전처럼 승점을 쌓아야 할 경기에선 확실히 승점을 따내야 한다. 약팀 공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리그 내의 ‘다크호스’ 정도로 불릴 수밖에 없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설 때 이를 돌파하는 전술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부천은 다음 상대로 부산아이파크를 만나게 되었다. 부천의 입장에선 무패 행진을 달리며 기세가 올랐는데 이러한 분위기는 팀 전체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부천은 매우 젊은 팀이다. 연승 행진으로 기세를 더욱 올릴 수도 있지만, 기세가 꺾이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번 부산 전이 하나의 고비가 될 수 있다. 최윤겸 감독 역시 강원이 6연승을 거두며 선수들이 방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천 역시 리그 7경기 무패 행진 속에 기쁨을 즐기고 신나게 축구를 즐기는 것은 좋지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도 몰래 방심이 자리 잡진 않았는지 신중하게 돌아볼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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