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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포항 꺾고 FA컵 16강에 오른 부천, 제 2의 칼레의 기적을 기대한다

  • 작성자부천FC
  • 등록일2016-05-12
  • 조회2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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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즈 기자단] 유현태 =원정 팬들을 위한 대형버스까지 출동시키며 포항 원정에 나선 부천FC1995(이하 부천)가 포항스틸러스(이하 포항)를 꺾고 2016 KEB하나은행 FA컵 5라운드(16강)에 올랐다. 정예 원정팬들만 대동해서 떠난 때문인지 포항 스틸야드에는 부천을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가 더 높았다. 먼 곳까지 함께 떠나온 팬들을 위한 선수들의 보답이었을까. 부천은 K리그를 대표하는 포항을 2:0으로 제압하면서 FA컵을 향한 여정을 계속하게 되었다. K리그클래식의 포항은 이변의 '희생양'이라 표현되겠지만, 경기 내적으로도 부천이 이길만한 경기였다.

 

이번 FA컵 경기를 두고 부천 팬들 사이에선 논란이 있었다. 부천은 지난 3라운드(64강) 한라대와의 경기에서 먼저 선제골을 허용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치다가 연장전 끝에 가까스로 4라운드(32강)에 올랐다. 부천 팬들 입장에선 대학 팀을 상대로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던 것에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여기에 부천의 송선호 감독이 포항을 상대로 한 4라운드에서도 비슷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서겠다고 하자, 대회를 포기한 것이냐며 팬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때문에 오늘 라인업을 두고 부천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송선호 감독은 주전들의 체력 안배를 하면서도, 가능하다면 승리를 따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전방에 루키안 대신 김륜도를 배치하면서, 제공권과 수비력에 신경을 썼다. 미드필더진에도 송원재와 김영남 대신 조범석, 김대광을 투입했는데, 특히 조범석은 수비적 역할에 장점이 있는 선수로 객관적 전력 상 우위인 포항의 공격 예봉을 꺾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외에는 대체로 주전들이 출전했다. 유대현-강지용-한희훈-이학민의 4백도 그대로 구성되었고, 팀 공격의 주축인 문기한과 좌우측면공격수 진창수와 바그닝요도 출전했다.

 

전반 초반에는 부천이 조금 밀어붙이는 형세였지만, 이내 포항이 주도권을 회복했다. 부천의 견고한 수비는 전체적으로 포항을 상대로도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실수로 인해 역습을 맞는 상황을 비롯해 몇 차례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골키퍼 류원우의 선방과 포항 공격수들이 슈팅 난조를 보이면서 실점 위기를 넘기고 전반을 마쳤다. 무실점으로 전반을 마친 것은 부천 입장에서 다행이었다.

 

후반전엔 완전히 부천의 페이스로 경기가 흘러갔다. 진창수의 크로스가 포항 수비수의 손에 맞았다는 판정이 내려져 후반 10분 경 페널티킥을 얻었다. 부천에겐 ‘이변’을 위한 서막인 것처럼 보였지만, K리그 최고의 수문장 신화용이 바그닝요의 페널티킥을 골대 밖으로 쳐냈다. 부천 입장에선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아쉬움이 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천은 ‘언더독’다운 끈질김이 있었다. 결정적 찬스를 놓쳤음에도 역습을 통해 포항을 괴롭혔고, 김륜도의 오른발 슛이 수비에 굴절되면서 골대로 빨려 들어갔다. 후반 19분이었다. 후반 26분엔 역습 상황에서 루키안이 내준 볼을 바그닝요가 오른발 아웃프론트로 골대 왼쪽으로 공을 때려넣으며 페널티킥 실축의 악몽을 잊게 만들었다. 포항은 만회골을 위해 점유율은 높게 가져갔지만, 부천의 수비를 뚫을 부분 전술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고 공을 빙빙 돌리다가 무의미한 크로스에 의존한 공격이 많았다. 부천 수비수들이 돌파도 잘 허용하지 않아 답답한 경기를 치러야 했다.

부천의 승리 원인은 크게 두 군데서 볼 수 있다. 첫째 부천은 부천의 축구를 했으나 포항은 포항의 축구를 하지 못했다. 부천은 본인들의 장기인 탄탄한 수비에 이은 역습 전술을 제대로 선보였다. 포항이 체력적 여유가 있었던 전반에는 쉽게 공격으로 연결하지 못했지만, 후반전에는 연이어 역습을 성공하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점유율과는 다른 의미로 경기 주도권은 부천이 잡고 있었다. 실점 이후 전진하는 포항의 배후 공간을 공략하면서 계속 포항을 괴롭혔다. 반면 포항은 일단 부천의 촘촘한 수비를 넘는 것에 실패했다. 지난 주말 FC서울을 상대로 승리를 따낼 때 역습을 통한 공격이 효과를 봤다. 하지만 부천은 FC서울처럼 공격에 방점을 둔 팀이 아니었고, 특히 공을 빼앗긴 후엔 전방에서 압박을 가해 포항의 역습을 억제한 후 제자리로 돌아왔다. 역습을 제외한 지공 상황에선 뚜렷한 공격을 펼치지 못한 포항이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부천 김륜도의 전방 압박은 포항의 공격을 억제하는 시작점이었다. ‘말렸다’는 말로 흔히 표현되듯이 포항은 부천의 경기 전략에 딸려 들어가서 본인들의 색을 보여주는 데에 실패했다.

 

둘째는 ‘언더독’의 간절함이었다. 포항은 베스트11에 가까운 멤버를 내긴 했지만, 선수들의 마음 속엔 K리그클래식과 챌린지는 엄연히 다르다는 의식이 깔려 있었을 것이다. 부천은 이러한 편견을 깨기 위해 칼을 갈고 나섰고, 포항 선수들에겐 약간의 방심이 자리했을 것이다. 부천은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였고 포항은 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부천의 선수들은 2골의 여유를 갖고 후반 막판을 맞은 상황에서도 몸을 던진 수비를 선보였고, 공격수들도 후방지역까지 내려와 도움 수비를 펼쳤다. 1:1에서 상대를 이기기 힘들다면 2:1로 싸워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승리에 대해 간절한 자세로 임한 부천은 포항을 무기력증에 빠뜨리며 충격의 패배를 안겼다.

 

이번 FA컵 4라운드에선 많은 이변이 있었다. 성균관대, 단국대, 대전시티즌이 각각 서울이랜드FC, 상주상무, 수원FC를 꺾고 이변이라고 여겨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대구FC도 FC서울을 상대로 먼저 2골을 넣으며 5라운드 진출을 눈앞에 두기도 했었다. K리그챌린지 팀들이 결코 K리그클래식 팀들에게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FA컵 4라운드였다.

그리고 부천은 챌린지의 매운 맛을 보여준 대표주자가 되었다. 5라운드 진출이란 결과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경기력이 훌륭했기 때문이다. 최근 하락세를 보이곤 있지만 FA컵 역대 최다 우승팀(4회)인 포항을 스코어 뿐 아니라 경기력에서부터 완전히 압도한 것이 대단했다. FA컵 우승엔 상금 2억원과 함께 AFC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이 1장 주어진다. K리그 챌린지 팀이 아시아 무대에 나설지도 모르는 일이다. 4부리그 팀인 칼레RUFC가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 FA컵에 해당)에서 결승까지 올랐던 ‘칼레의 기적’과 같은 놀라운 결과가 올해 부천에서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부천은 비록 하부리그 소속이지만 포항을 상대로 그 실력까지 확실히 검증했다. 부천이 2016년도 FA컵에 이변의 격풍을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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