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fc 1995

모바일 전체메뉴

Bucheon Football Club

프리뷰/리뷰

프리뷰/리뷰
  • 뉴스
  • 프리뷰/리뷰

[Review] ‘비장한’ 부천, 안산 상대로 값진 무승부

  • 작성자부천FC
  • 등록일2016-06-02
  • 조회1875

6Z1C2696.jpg


[루키즈 기자단] 유현태 =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챌린지 14라운드 부천FC1995(이하 부천)가 안산무궁화(이하 안산)를 상대로 0:0 무승부를 거뒀다. 리그 2위 안산과 4위 부천의 맞대결로 이번 라운드의 가장 큰 주목을 받았지만, 양 팀 모두 상대 골문을 여는 데에 실패하면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부천 입장에서는 주전공격수 바그닝요의 결장 공백에도 불구하고, 원정 경기에서 안산을 상대로 승점 1점이라면 나쁘지 않은 결과를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전반전은 주로 안산이 경기를 주도했다. 부천은 예상대로 수비적으로 물러섰고 촘촘하게 라인을 세워 개인 능력이 뛰어난 안산을 상대했다. 하지만 부천의 역습은 안산과 맞붙었던 지난 5월 5일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공을 지키는 능력과 드리블 능력이 특출난 ‘돌격대장’ 바그닝요의 빈자리가 여실히 느껴졌다. 루키안이 공을 흘리며 돌아가고 문기한이 원터치로 공을 돌려준 한 장면 정도가 위협적인 모습이었다. 부천은 역습 찬스를 잡았다가 곧 안산의 압박에 다시 공을 빼앗기며 여러 차례 위험한 찬스를 안산에게 내줬다. 역습의 날카로움이 떨어지자 수비적인 위기를 맞아야 했다. 역습 상황에서 공을 잃을 경우 위험한 것은, 역습을 위해 팀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고 수비진이 형태를 갖추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상대의 공격을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역습이 날카롭지 않다면 수비 전술은 그저 90분 동안 수비만 하는 소극적인 전술이 될 수밖에 없다.

 

전반 32분 정혁이 공민현에게 공간 패스를 연결했으나 슛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부천은 수비 형태가 흐트러진 역습 상황에서 위기 상황을 맞고 말았다. 37분에는 세트피스에서 안산 조성진을 놓치면서 완벽한 헤더를 허용했으나 골키퍼 류원우가 공을 쳐냈다. 이어지는 찬스에서 황지욱이 부천의 역습 상황에서 다시 볼이 끊어지자 이를 중거리슛으로 연결했고 또다시 골대가 부천의 실점을 막았다.

부천의 송선호 감독이 안산을 상대로 내세운 선발 라인업은 한마디로 ‘파격’이었다. 오른쪽날개 바그닝요의 공백을 측면 자원으로 메우는 대신, 중앙미드필더로 줄곧 활약한 조범석으로 대체했다. 바그닝요의 공격력은 현재 부천의 스쿼드를 고려해봤을 때 사실상 대체 불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에 송선호 감독이 기책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다.

 

조범석 기용으로 부천은 일단 수비적 안정을 꾀할 수 있었다. 바그닝요도 수비적 가담이 뛰어난 선수이지만, 조범석은 오히려 공격적인 면보다는 수비적인 면에 강점이 있는 선수이다. 당연히 안산의 날카로운 측면 공격을 무디게 만들 수 있었다. 동시에 중앙 성향이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중앙 지역으로의 수비 도움도 기대할 수 있었다. 박지성의 대두로 한참 주목받은 바 있는 ‘수비형 윙어’와 같은 헌신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킥도 정확한 선수이므로 돌파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크로스 자체는 충분히 연결할 수 있어 공격적인 면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재미있는 점은 조범석의 투입이 단순히 수비적인 목표만 가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천의 포백 ‘강한이유(강지용-한희훈-이학민-유대현)’는 안정적인 수비가 강점이다. 하지만 사실 우측수비수 이학민은 부천의 주요 공격 옵션 중 하나다. 재기 넘치는 드리블과 정확한 러닝크로스는 부천 공격의 답답함을 풀어주는 소중한 무기이다. 하지만 강팀을 만났을 때는 수비적 역할에 치중하면서 충분히 공격력을 발휘할 기회를 잡지 못한다. 하지만 조범석의 기용으로 이학민은 측면에서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송선호 감독은 바그닝요의 공백을 측면공격수가 아니라 측면수비수의 공격력을 강화하면서 메우려고 했다.

후반전에는 부천이 경기 계획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선수기용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지만 팀 전체의 컬러를 확 바꾼 모습이었다. 부천의 선수들은 안산을 상대로 ‘정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주도권 싸움을 펼치며 맞불을 놨다는 의미다. 부천이 이런 선택을 한 것은 언급한대로 역습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는 상태에서 안산의 맹공을 후반전 내내 막아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을 예상한 선택으로 보인다. 공격적으로 나서면 수비의 배후 공간을 노출하는 약점이 있지만, 동시에 공격을 펼치면서 공을 점유하고 있는 동안은 상대의 공격을 받지 않아도 된다. 부천은 여전히 수비 가담을 위해 많은 활동량을 보였지만, 역습에만 의존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수비라인을 조정하며 경기를 운영했다. 안산은 후반 26분 공민현, 27분과 41분에 주현재 등이 골 찬스를 잡았으나 부천의 수비 견제에 걸려 마무리하지 못했다. 부천의 수비진들이 끝까지 경기 집중력을 놓치지 않은 것을 칭찬할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다만 부천의 공격은 아쉬웠다. 사실 조범석의 기용으로 공격적인 날카로움보다는 안정적인 운영에 방점을 찍은 경기기는 했다. 바그닝요의 공백도 예상대로 꽤 컸다. 공격진이 분투했고 이학민의 공격가담도 활발했지만 부천은 이번 경기에서 지나치게 적은 슈팅을 기록했다. 중거리슛은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경기 막판 루키안이 떨어뜨려준 볼을 김륜도가 슈팅으로 바로 연결하지 못한 장면은 특히 아쉬웠다. 다음 라운드 안양 전은 바그닝요의 출전이 가능해지지만 루키안이 결장하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 없이도 공격적 날카로움 유지할 수 있는가가 요한 문제가 되었다.

 

부천은 앞으로 안양, 대구, 고양을 상대로 촉박한 경기 일정을 이어가야 한다. 게다가 안양과 대구 경기는 원정으로 치러진다. 여기에 최근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부천 입장에선 체력 관리가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다. 체력은 축구의 기본이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제대로 그 기술을 발휘할 수 없다. 수비 집중력도 체력이 떨어지면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송선호 감독은 로테이션을 통해 체력 배분을 하겠다고 밝혔다. 체력 관리가 매우 중요하고 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부천의 팀 컬러는 이제 ‘비장함’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부천에게 킥오프 이후에 체력 관리란 찾아볼 수 없다.

부천의 최근 축구는 비장하다. 매 경기에 모든 힘을 쏟고 있다. 부천의 경기를 보면 부천의 모든 선수들이 전력을 다 쏟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그 어느 팀보다 많이 뛰고 헌신적이다. 체력 저하는 당연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해내겠다는 ‘정신력’이 경기장의 선수들에게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한 경기, 한 경기를 대하는 선수들의 비장함이 바로 현재 부천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그리고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송선호 감독도 몸을 아끼지 않고 뛰어준 선수들 덕에 0:0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승부를 이기려고 하다가 오버페이스 하지 않도록, 송선호 감독이 운영의 묘를 살려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오늘 교체 출전한 신현준, 김대광, 임동혁 등 보다 폭 넓은 선수기용이 필요해졌다.

 

비록 이번 경기는 상대 안산을 압도하지 못한 경기였다. 부천 팬에게는 아쉬운 경기라고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한 번만 생각해보자. 부천의 스쿼드는 결코 K리그챌린지에서 돋보이는 수준이 아니다. 시즌 초반 승승장구를 했기에 잊고 있었지만 이번 시즌의 목표는 4위권 진입이었다. 게다가 안산의 순위는 2위이고 스쿼드의 면면은 K리그클래식 팀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이번 무승부는 분명 값진 무승부라 할 수 있다. 매번 온 힘을 쏟고 있는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목록
이전글목록다음글

 

부천FC 전체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