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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정신'의 중요함을 배운 부천, 부천 판 '칼레의 기적'은 계속 된다

  • 작성자부천FC
  • 등록일2016-06-23
  • 조회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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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즈 기자단] 유현태 = 대한축구협회(KFA)에 등록된 모든 클럽들이 참여하는 FA컵은 K리그와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팀을 가리는 대회이다. 그 권위를 인정하여 FA컵 우승팀에게는 다음 해 AFC챔피언스리그의 출전권이 주어진다. 소속 리그와 상관없이 맞대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자이언트킬링*이 가능한 대회이기도 하다.

 

*자이언트킬링 : 축구에서 하부 리그 팀이 상위 리그 팀들을 잡는 것을 의미함.

 

2016 KEB하나은행 FA컵 5라운드(16강)에서 부천FC1995(이하 부천)는 경주시민축구단(경주)을 만났다. 부천은 포항스틸러스를 32강에서 꺾으며 이변의 주인공이 되어 5라운드(16강)에 올랐다. 5라운드까지 생존한 유일한 K3챌린저스리그 구단 경주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두며 6라운드(8강) 진출을 일궈냈다. 비록 전반전에 고전을 했지만 팀 공격의 핵심인 외국인 선수들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고 얻은 결과로서는 만족할만했다.

 

1. 스쿼드의 변화

승강제가 완전히 도입되진 않았지만 K3챌린저스리그는 아마추어리그로 K리그클래식-K리그챌린지-내셔널리그-K3챌린저스리그(이하 K3리그)로 구성된 한국 축구의 가장 하부에 위치한다. 특히 부천은 최근 K리그챌린지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3위에 위치해있는 데에 반해, 경주는 20개 구단이 소속된 K3리그에서도 중위권인 9위에 올라있었다. 부천의 객관적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였다.

 

부천은 K리그챌린지의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넘어 우승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기에 주전 중 상당수를 제외하면서 주말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루키안, 바그닝요가 명단에서 제외되었고 부천의 포백의 핵심 ‘강한이유’에서도 유대현만이 출전했다. 문기한, 김영남 등 리그 경기에서 체력 소모가 큰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하지만 김륜도, 진창수, 유대현, 송원재 등 주전 선수들을 비롯해 준주전급의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FA컵과 리그 모두를 신경 쓴 선발 명단이었다.

 

2. 부천의 빠른 득점과 소극적인 운영

부천에게는 경주의 경기 전략이 매우 중요했다. 부천은 이번 시즌 내내 밀집 수비를 펼치는 팀에 고전했다. 다행히 경주는 라인을 극단적으로 내리는 방식의 축구를 펼치지는 않았지만 3백을 바탕으로 수비 라인을 좁히고 부천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나섰다. 부천으로서는 이 수비를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

 

하지만 부천은 전반 시작 5분 만에 골문을 열었다. 중앙에서 완벽한 부분 전술로 득점을 터뜨렸다. 전기성이 진창수에게 패스한 후 김대광에게 연결, 이를 다시 뒷발로 공을 내준 공을 전기성이 침투하면서 골을 터뜨렸다. 부천은 득점 이후 급한 경기 운영 대신 후방에서 상대를 천천히 끌어내려 했다. 하지만 이 안정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부천은 천천히 경기를 운영 했지만, 경주는 점차 공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경주의 이태홍 감독이 밝힌 대로 짧은 패스로 풀어가는 경주의 축구 스타일이 점차 팀 컬러가 나오기 시작했다. 반면 부천은 점점 수비적인 운영을 펼치면서 좋은 공격을 가져가지 못했다. 송원재와 전기성은 지나치게 후방으로 물러났고 공격수 김륜도가 ‘고립’되는 양상이 현저했다. 전방의 김륜도는 제공권을 지녔고 원터치로 내주는 연계 플레이에 능하지만, 몸싸움으로 공을 지켜내는 능력은 조금 부족하다. 긴 연결을 사용할 거라면 주변의 선수들이 빠르게 접근해줘야 했다. 하지만 부천이 물러선 수비-미드필더 라인과 공격수 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긴 연결에 의존한 공격만 펼치자 경주는 이를 여유 있게 막아냈다.

 

부천이 단순한 공격으로 점유권을 경주에게 내주자 경주는 평소 자신들의 장점을 보여주었다. 축구에서 ‘점유율’은 공격 기회의 창출을 의미하는 동시에 상대방 공격 기회의 박탈을 의미한다. 부천이 점유를 상대에게 쉽게 내주자 경주의 공격 기회가 늘어났다. 덕분에 경주의 공격이 점차 살아난 반면, 주전 멤버가 결장한 부천 수비진에서는 점차 누수가 생겼다. 전반 29분 왼쪽에서 올라온 강한 크로스를 경주의 박동희가 몸으로 잡아놓고 박스 안으로 침투하여 왼발 슛으로 연결했다. 부천의 류원우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가까운 골포스트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부천은 선제골을 넣은 후 이른 시간에 지나치게 수비적으로 내려앉아 단순한 공격 방식에 의존하면서 위기를 자초했다.

 

3. 라인을 올린 부천, 경주와 정면승부

부천은 이번 시즌 하프 타임 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송선호 감독의 전술적 안목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경기에서도 벌어진 간격을 정확히 인식하고 미드필더와 수비수 라인을 전진시켜 공수 간격을 좁혔다. 경주의 선수들이 비록 아마추어 선수들이긴 하지만 엘리트 선수로서 생활을 했던 선수들이 대다수인 만큼 어느 정도 개인 기량을 갖췄기에, 간격이 벌어지면 부천의 특기인 수비조차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더 넓은 배후 공간을 상대에게 노출하긴 하지만, 앞에서 상대와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도였다.

 

또한 부천은 이른 시간에 모든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전반 시작과 함께 황신영 대신 김신철을 투입했고, 3분 뒤엔 김대광 대신 신현준을 투입했다. 나머지 한 장의 카드는 서명식의 부상으로 정홍연을 투입해야 했다. 이른 시간에 모든 카드를 교체한 부천은 후반전에 경기를 끝마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보다 공격적으로 전진한 부천은 평소 장기인 역습 상황에서 찬스를 만들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진창수가 공을 차단해 드리블로 전진했다. 김륜도에게 전개했고 이를 받아 김륜도는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크로스를 시도했고 이것이 경주 수비수의 손에 맞았고 PK가 선언되면서 부천은 경기를 앞서나갈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김륜도가 직접 침착하게 PK를 성공시키면서 부천이 리드를 잡았다.

 

부천은 경주에게 몇 차례 배후공간에서 위협적인 찬스를 내주기도 했지만, 공격 시에 충분히 수비와 미드필더 라인을 밀어 올리면서, 선수 간 접근이 용이해지며 패스 플레이가 살아났고 세컨드볼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갔다. 세컨드볼 싸움에서 유리해졌다는 것은 공격이 실패했을 때 재차 공격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동시에 보다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시도하면서 경주를 압박한 것도 좋았다. 김륜도의 PK 득점 후 세컨드 볼을 따낸 후 다시 공격으로 연결하면서 진창수가 골키퍼까지 제치는 찬스를 잡는 등 결정적인 찬스들을 잡기도 했다. 결국 진창수의 어시스트를 받은 신현준이 강력한 슈팅으로 쐐기골을 뽑으면서 부천이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4. 마음가짐과 기량, 그 사이

부천의 송선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콕 집어 지적하진 않았지만, 하위 리그 소속인 경주에게 약간의 방심한 것을 시인한 듯했다. ‘축구에서는 약팀이라고 따로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마음가짐을 어떻게 먹느냐가 경기를 결정지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히며 이번 경기를 어려웠던 경기라 평가했다. 부천의 입장에선 준주전급 선수들을 기용하며 낙승을 예상했겠지만, 예상보다 훌륭했던 경주에게 고전한 경기였다.

 

K3리그에서 훗날을 기약하며 운동하고 있는 경주의 입장에선, ‘꿈의 무대’에서 소속되어 있는 부천을 상대로 한 번 보여주자는 의욕에 불타있었을 것이다. 경주의 동점골을 터뜨린 박동희는 FA컵 경기를 맞아 유난히 집중력이 높아졌던 경기라고 밝혔다. 하위 리그 팀을 상대하며 부천에게 무의식중에 싹튼 약간의 방심이, 경주의 투지가 만나면서 경기는 예측과 달리 박빙의 양상으로 흘렀다. 부천의 선수들은 경주를 상대로 한 번에 공을 빼앗으려는 조금 성급한 수비를 펼쳤다. 하지만 경주 선수들은 1:1 상황에서 여러 차례 부천 선수들을 이겨내면서 부천을 당황시켰다.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다. 투지와 정신력이 경기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력을 뛰어넘는 체력과 기량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후반전이 흐르며 점차 경주는 활동량이 떨어졌다. 기량이 열세인 팀이 당장의 경기력의 차이를 메울 수 있는 방법은 상대보다 더 많이 뛰는 것이다. 경주는 많은 양을 뛰었고 이것이 후반에는 체력 저하로 이어져 활동량이 현저히 떨어졌다. 게다가 아마추어 팀인 경주의 절대적 훈련량은 부천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그 차이가 부천의 우위로 나타났다. 부천은 경기가 후반으로 흐를수록 더 편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5. 부천 승리의 경기 외적 의미

부천은 이번 시즌 확실한 베스트11를 바탕으로 15명 정도의 선수들로 로테이션을 하며 시즌을 이어오고 있는 부천이지만, K리그 챌린지는 40라운드까지 경기를 치러야 하고 FA컵까지 생각하면 두터운 선수층은 필수적이다. 이번 FA컵을 통해 이를 대체해 줄 수 있는 선수들에게 경험을 제공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린 것은 큰 의미가 있었다. 이번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임동혁, 서명식, 지병주, 김대광, 전기성과 교체 출전한 신현준, 김신철, 정홍연 같은 선수들은 이번 경기에서 자신감과 함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선발 출전한 멤버 중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골키퍼 류원우, 미드필더 송원재와 진창수는 경기 내내 다른 선수들을 리드하고 활발하게 의사소통을 했다. 함께 연습을 한다고 해도 실전에서 선수들이 발을 직접 맞춰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부천은 이번 경기를 통해 팀 전체의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로도 삼을 수 있었다. 장기적으로 팀 스쿼드를 두텁게 하기 위한 소중한 경험이었다.

 

 

 

‘축구공은 둥글다.’는 축구계의 격언은 축구에서 일어나는 ‘이변’의 가능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붙어봐야 안다는 것이다. 부천은 이제 8강에서 K리그 최강의 구단 전북현대모터스를 만나게 되었다. 부천의 팬들은 전주로 떠나는 10여년만의 원정을 기다리고 있다. 부천SK의 연고 이전 후 드디어 부천의 축구가 다시 돌아왔음을 전국에 알리는 기념비적인 경기가 될 것이다. 부천은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스쿼드를 구축한 전북은 부천에게 버거운 상대이지만, 부천은 공은 둥글다는 축구의 격언을 이미 포항스틸러스를 상대로 실현한 기억이 있다. 부천의 기적이 다시 한 번 재연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대한민국 판 ‘칼레의 기적’은 계속된다. 전북과의 FA컵 8강전은 오는 7월 13일 수요일 저녁 7시 전주에서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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